안녕하세요? 40대 퇴사자입니다. 오늘은 실업인정을 받기 위해 고용복지센터(플러스)를 방문했습니다. 만날 집 근처만 왔다 갔다 하다가 오랜만에 외부활동을 하러 바깥으로 나가니 기분은 좋네요. 버스로 40분 거리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의 외출, 미세먼지 농도는 높았지만 기분은 괜찮았다
오랜만의 외출입니다. 아침시간에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가는 것이 싫었던 날이 있습니다. 출근날이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마냥 죽을 상을 하고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 생활을 하지 않은지 4개월째. 12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아이 등원 시키고 커피한잔 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렇다고 고상한 느낌이 나는 건 아닙니다. 돈을 못 벌고 있거든요.
부득이 나랏돈을 타서 써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인터넷으로 실업인정 신청을 하면 됐지만, 4회 차 때는 굳이 방문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대문을 나선 하늘은 뿌옇습니다. 맑은 하늘이었다면 어디 커피숍이라도 들러서 시간을 보내다 왔을텐데 그러지 못했네요.
실업인정, 3분만에 끝... 왜 오라고 한 거야?
40여분 버스를 타고 달려가 고용복지센터에 방문했습니다. 실업신청을 하기 위해 방문한 이후 재방문이네요.
지난번과 달리 상담해주는 창구도 다르네요. 저와 상담을 해야 할 상담사가 정해지고 대기표를 받아 잠시 기다렸더니 금방 순번이 돌아왔습니다. 별다른 말도 없더군요. 신분증을 달라고 하길래 줬고, 몇 군데 이름과 사인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더니 다 됐으니 가도 된다고 하더군요.
실업인정을 받는데는 3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구직증명 서류가 아닌 온라인 강의를 듣고 갔기 때문에 신분증 외에 별도의 서류를 챙겨가지 않았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왜 오라고 한 거야?
저는 "왜 4차 실업인정 때는 와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답변이 좀 아리송하더라고요.
원래 온라인 실업인정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실업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오라고 한 것입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이런 취지의 답변을 간략하게 내놓더군요. 곧바로 '여기에 오면 내가 실업 상태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귀찮아하는 눈치여서 더 묻지는 않았습니다.
직업이라는 것은 나를 속아 매는 것...
고용복지센터를 나오면서 생각을 해보니 직원의 말이 이해가 될 듯도 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고용복지 센터에 오는 정도라면 실업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인 것이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내가 어딘가에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근무처에 묶여 있는 상태가 취업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출근'이라는 이유로 특정 장소에 매일 가야 합니다. 그리고는 그 자리를 이탈하기 힘들도록 하고 있죠. 영업직이나 기자 등의 경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만 동선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게 됩니다.
취업 상태는 어딘가에 매여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다시한번 곱씹어 봤습니다. 내가 경제적 자유를 얻어 취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내 몸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제가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또 하나의 이유를 얻은 셈입니다.
직업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