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퇴사자입니다.
요즘 집안일의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할 일도 많아지는데요. 그중의 하나가 집안에 쓸모없는 물품들을 팔아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일입니다. 중고로 물품을 팔면서 일정 부분 생활비를 만드는 것은 덤이죠. 말이 거창한데, 안 쓰는 중고품을 팔고 있어요.
16만 원짜리 새 제품 "10만 원에 사겠다"
당근거래를 하다보니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경품으로 제공받은 안방 그릴이 있었습니다. 저희도 중고거래를 구매해서 안방그릴이 하나 있는데, 새 제품을 받다 보니 당근에서 팔려고 내놨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15만 원부터 18만 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아마 모델에 따라 조금씩 가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새제품이니 13만 원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해 가격을 올렸고, 가격제안 불가로 기재를 했습니다. 바로 채팅이 오더라고요. 대뜸 "10만 원에 되나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새 제품인지라 적어도 13만 원은 받고 팔려고 한다고 답을 했는데, 며칠 이따가 또 10만 원에 되냐고 채팅이 오더군요. 안된다고 했더니 내일 거래가 가능한지 묻더군요. 한참 이것저것 묻고는 거래장소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알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사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건가요?"라고 물었더니, 10만 원에 주면 가서 구매하겠답니다. 황당해서 그렇겠는 못 팔겠다고 했는데, 며칠 이따가 또 팔렸는지 묻더군요. 자꾸 대응을 했더니 결국에 기분까지 별로인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반말투의 그 당근러...알고보니 어르신
당근 거래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왕왕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2만 1000원짜리 물건을 올려놨더니 2만 원 줄 테니 주소 달라는 돌직구 채팅이 왔습니다.
아무리 중고 거래지만 처음에 거래가 가능한지 가볍게 시작하지는 않나 보더군요. 제가 채팅창을 늦게 봐서 답장이 늦었는데 그 이후에 바로 채팅이 오더군요. 다시 '2만 1000원 드릴 테니 주소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채팅도 못 보고 시간이 흘렀는데 며칠 뒤에는 "연락바람"이라고 채팅이 왔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연락이 된 이후로 물건을 하나만 살 건지 두 개를 살건지 등을 놓고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뭔가 원활하게 대화가 되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거래장소에 나갔더니 나이가 좀 있는 어르신께서 나오셨더라고요. 물건을 건네주고 돈을 받았는데, 그냥 가려고 하시길래 '그래도 물건 확인 좀 하고 가시라'라고 했더니 "맞겠죠 뭐"라면서 대충 보고는 차를 타고 가시더라고요.
채팅만으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는 "이 사람 이상한 사람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얼굴을 대면하고 나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승합차를 타고 오셨는데, 개인사업을 하는 분 같았어요. 잠깐 봤지만 굉장히 바쁘게 사는 분이신 거 같더라고요. 그날도 휴일이었는데 어디론가 일을 하러 갈 준비를 하는 사업자이신 거 같았어요.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바쁘게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채팅만으로 잠깐씩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오해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조심하는 것은 좋지만 괜한 편견은 가지지 않으려고요.
뭔가 이야기를 갑갑하게 풀어나간 것 같은데요. 시원한 바다 해변 사진 보고 기분 전환하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