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40대 퇴사자의 글을 누가 읽어볼까 했는데, 그래도 누군가 검색해서 읽어
보는 분들이 있는 걸 보니 말입니다.
저도 정말 아침에 출근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 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저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궁극적인 고민은 비슷할 것이거든요. 출근하다가 차에 치어서 병원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고요.
저도 40대라는 뒤늦은 나이에 퇴사를 고민하고 적성을 고민해 봤습니다. 사춘기도 아니고 40대에 찾아온 사십춘기라고 해야 될까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제가 퇴사를 결심하면서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서입니다. 출퇴근 시간만 하루에 3~4시간. 온전히 칼 퇴근을 하더라도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30분 남짓. 그마저도 퇴근이 조금 늦어지면 자는 모습만 보게 됩니다. 이게 사는 건가 싶은 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직업상 퇴근하고 집에와서도 업무 고민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왜 회사를 다녀야 되는가를 고민해 보니 답이 나왔습니다. '돈'입니다. 누군가는 일을 통해서 자아성취를 느낀다고 하던데, 저는 일을 하면서 그런 것을 느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에게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오로지 생활을 위해 돈이 필요했던 것이더군요.
돈만 바라보고 일을 하는데, 그 돈이 얼마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저축을 하고 뭔가 다른 일을 도모해보고, 미래 노후 자금을 마련할만한 수준은 안되는 것이죠. 물론 당장 일을 그만두면 그 돈도 굉장히 아쉬워집니다. 제가 지금 딱 그렇거든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당장 가질 수는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전문직은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템이나 자금이 필요하잖아요. 생각해 보니 저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다음 직업은?
일단은 쉬면서 다음에 뭐 할지를 고민중입니다. 대신 다음번에 직업이나 직장을 고른다면 몇 가지 요건은 충족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일단 돈많이 주는 직업을 택하자. 결국 돈 때문에 하는 일이라면 한달에 한번 들어오는 돈이 다음 한달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급여를 주는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직장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겠죠? 저보다 젊고 머리 좋은 인재들이 많으니까요.
돈을 많이 받을 수 없다면 일이 편하고 쉬워야 합니다. 일을 하다보니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거나 긴장감이 높다거나 하는 직업은 그리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 직업이 있을까 싶겠지만 적어도 마음 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이 편하지 않다면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흥미를 가지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일지 고민중입니다.
뽑지도 않았는데 조건부터 건다?
회사에서는 나이든 경력직을 뽑을 준비도 하지 않는데, 저 혼자 이런 저런 조건부터 내걸고 있네요. 백일몽일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다음에 해야 할 일을 고민중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하게 선택을 하고, 지속가능성이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글을 조금 난잡하게 쓰기는 했는데, 제가 가진 생각을 조금 털어 놓는 선에서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